비앤알 편집장을 하면서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어디에서 무얼 보든, 누구를 만나든 비앤알이 있는가 살펴보는 일이다.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사람을 만나든 그 안에서 비앤알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없다면 왜 없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이 ‘일이니까 그렇지’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시작은 그랬다. 처음에는 이 일을 의뢰 받고 비앤알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듣고, 그에 관련된 기획 거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일을 해야하니, 소재를 찾아야 하니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아니 매일 일상생활 속에서 비앤알을 찾는 일을 계속하다 보니 이게 이제 습관이 되어 버렸다. 찾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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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키호테의 후예들
한국에 다녀올 시기가 가까워지면 그곳에 사는 조카들을 만나는 시간이 무척 기다려진다. 작은 아빠인 나는 조카들을 만나면 이번엔 어떻게 웃겨볼까 생각하며 기다림의 시간을 채우곤 한다. 웃음보가 터질 조카들을 상상하면, 이 기다림은 결코 지루한 시간이 아니다. 때로 농의 수위가 조금 높아질 때면 초등학생인 조카 찬영이는 쑥스러운 기색을 참지 못한다. 그래도 절대 나를 원망하는 법이 없다. 나의 농을 제대로 즐기는 셈이다. “작은 아빤, 엉뚱해요!”라는 찬영이의 서슴없는 외침에 비로소 그와 나 사이의 수십 년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격의 없는 사이가 되곤 한다. 그보다 더 어린 조카들마저 영문도 모른 채 “작은 아빤, 엉뚱해요!”를 따라 외칠
가문비 나무의 노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가문비나무는 바이올린의 공명판을 만드는데 최적의 재료이다. 빛으로부터 오는 제한된 영양소를 받기 위해 밑동에서부터 4~50미터를 가지 하나 없이 몸을 쭉 뻗어낸다. 저지대에서 온화한 기후 속에서 자란 큰 나무들은 세포벽이 단단하지 않고, 줄기 아래 부분까지 줄기가 무성하다. 반면에 척박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 견디며 자라온 가문비나무는 빛이 받지 않는 아래쪽 가지들을 스스로 떨군다. 이렇게 자라난 나무는 다른 나무와 비교해서 특별히 단단하고 큰 밀도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소리가 청아한 ‘명품’ 바이올린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는 ‘가지 없는 목재’가 된다. 수목 한계선 바로 아래의 척박한 환경은 가문비 나무의 생존에는 고난이지만 울림에는 축복이 된다. 이렇게
히말라야 도서관, 존 우드
책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마을에 도서관 하나가 생김으로 인해서 지역 주민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최근 우리 아파트 뒤에 새로 들어선 도서관은 이런 질문이 나오게 만든다. 그동안 이 많은 사람들은 이 시간에 어디 있었던 것일까 싶게 (나를 포함)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도서관에는 주민들로 가득하다. 그러면서 새삼 도서관이 집 앞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시간으로 보내다 우연히 발견한 책이 바로 ‘히말라야 도서관’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존 우드 John Wood는 ‘룸투리드 Room to Read’ 재단의 설립자이자 CEO이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호주 및 중국 지사의 이사로 일하다가 우연히
‘기획의 정석’의 저자 박신영 작가
우리에게는 ‘삽질 정신’, ‘기획의 정석’이란 책으로 잘 알려진 공모전 23관왕 대상의 신화를 쓴 공모전의 여왕 박신영씨를 비앤알 매거진에 만났다. 제일기획의 광고기획자에서 기획 강사로 제 2의 인생을 개척한 그녀의 비앤알 스토리를 만나보자. Q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저는 ‘기획스쿨’이라는 회사에서 기업체에 기획서와 보고서 쓰는 법을 알려드 리는 일을 하고 있는 박신영입니다. 매일 다른 회사로 강의하러 출근을 하고 있죠. 그리고 현재는 남편과 함께 두살 된 딸의 육아에 빠져 헤매고 있답니다. 공모전의 여왕이 되다 Q 박신영씨 하면 여러 개 타이틀이 생각나지만 그 중에 기억에 남는건 ‘공모전의 여왕’인데 어떤 계기로 공모전(광고)에 입문하게 되셨나요? 저희
절망이 감사로 바뀌는 기적, 제이슨 업튼
얼마 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불합치’ 판결로 나라가 떠들썩했다. 판결이 나기 전 거리마다 낙태죄 찬반에 대한 각종 시위들이 벌어지고, SNS 상에도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주어진 생명은 지켜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임신 (예를 들어, 강간 피해로 인해 생긴) 일 경우 그 여자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은 섣불리 답하기가 어려웠다. 만약 그로 인해 한 여성이 미혼모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면.. ?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세상의 편견과 업신여김을 당하며 살아야 할 ‘그 누군가’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런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할 때, 우연히 한 어린 소녀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진짜 나를 찾아서, 당신이 옳다
정혜신 박사의 책에 관심이 생겼던 것은 그가 모 방송에서 나와 한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주목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단 한명만 있어도 사람은 살아난다는 것이었다. 이 말 한마디에서 나의 피곤했던 영혼이 이해되었고, 내가 지금껏 살아오고 버텨올 수 있는 힘이 된 그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찾아보게 된 책이 바로 “당신이 옳다“이다. 내 위에 붙은 껍데기들을 벗어버리고 진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그 질문 자체를 생각해본 적도 없는가. 나는 과연 누구인가… 존재자체를 몸에 비유한다면 외모, 권력, 재력, 재능, 학벌 등은 몸을 감싼 여러 겹의 옷들이다. 넘치는
그 남자의 신발
최근 시내의 한 체육관 외벽에 M사의 스마트폰 광고물이 설치되었다. 우리 부부가 장만한 첫 스마트폰도 같은 M사에서 출시한 모델이었는데, 당시 나의 괜한 고집으로 아내마저 함께 골랐던 그 스마트폰의 성능은 사실 무척 실망스러웠다. 아내의 타박으로 그 스마트폰을 헐값에 처분했던 씁쓸한 기억이 그 외벽을 덮은 광고물을 마주칠 때마다 떠오르곤 한다. 그러고보니 지금 사용하고 있는 A사에서 나온 스마트폰은 올해로 첫 제품이 출시된지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거듭 성능을 높여온 이들의 쓰임새가 지난 10년간 우리네 삶의 방식을 새롭게 바꾼 점은 분명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수많은 일처리를 손바닥 안에서 해결하는 편한 세상이 되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필요 이상의 장치들로
세상에 잡초는 없다
랠프 월도 에머슨은 이렇게 말했다. ‘잡초란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 우리 눈에는 다 그 풀이 그 풀 같고 뽑아버려야 할 쓸모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잡초’ 라고 우리가 뭉뚱그려 부르는 그 풀들은 각자 다른 모양새와 자신만의 이름을 가진 하나의 고유한 존재이다 사람들이 무시하는 존재인 잡초가 그 오랜 시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뿌리’에 있다. 우리나라 공터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초 중에 ‘메귀리’라는 것이 있다. 보통 1미터 높이 까지 자라는 잡초인데 이 잡초의 뿌리는 수염처럼 가는 뿌리를 수도 없이 땅 속에 내린다. 실제 이 실같은
감사연구소 한건수 대표
감사연구소라는 독특한 단체의 대표를 맡아 기업과 개인, 단체에 감사의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감사로 사람들을 살리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한건수 대표를 만나 그의 비앤알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Q 바쁜 일정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 소개를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감사연구소’의 대표로 있는 한건수 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감사할 수 있다 Q 대표님은 감사를 ‘해석하는 능력’이라고 보셨는데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이라는 말일까요? 스티븐 코비 박사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을 ‘영향력의 원’이라고 했고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을 ‘관심의 원’이라고 했어요. *스티븐 코비(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