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과 오케스트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만들어낸 영화같은 기적이 여기 있다. 파라과이의 외곽지역인 쓰레기매립지에 형성된 빈민촌인 카테우라. 환경기술자인 파비오 차베스는 재활용 사업을 위해 이곳에 왔다가 쓰레기 더미에서 마약과 갱단에 둘러싸인 아이들을 보게 된다.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음악을 통해 희망을 주고 싶었으나 악기 하나의 가격이면 카테우라에서는 집 한채 값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바이올린 조각을 재활용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하고 여기에 착안해 목수인 니콜라스 고메즈에게 부탁해 재활용 쓰레기고 악기를 제작하게 된다. 기름통에 버려진 나무로 첼로를 만들고 폐수도관과 맥주 병뚜껑으로 섹소폰을 제작했다. X레이 필름으로 드럼을 만들고, 페인트통과 포크로 바이올린을 만들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로 만든 악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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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밥이다, 눈 깜박이 시인 미즈노 겐조
여기, 눈 깜박이 시인 미즈노 겐조를 소개합니다. 미즈노 겐조는 11살의 어린 나이에 열병을 앓고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몸을 움직일 수도 없게 되었고 ,언어 능력도 상실하고 말았지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은 오직 눈 깜박임 밖에 없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 있던 그에게 어느 날, 미야오 목사님을 통해 생명의 빛이 비추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시력과 청력은 잃지 않았기에, 그는 그때부터 성경을 읽고 자신의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사랑과 은혜를 외부에 나누고 싶어 했던 겐조. 오직 눈 깜박임으로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기에, 벽에 붙인 오십음도표 글자를 어머니가 차례대로
약속의 연필, 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제일 갖고 싶은가요?” 브라운 대학을 졸업하고 잘나가는 펀드사에서 일하던 한 미국 청년은 배낭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인도를 여행하던 중 구걸하던 한 아이를 만나 이렇게 묻는다.(여행을 하는 동안 각 나라마다 한 아이씩 붙잡고 한 질문이었다.) 아이는 잠간 고민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연필이오.” 연필이라니… 다 가질 수 있는데, 겨우 연필 한자루라니…. 그렇게 모든 것은 연필 한 자루에서 시작되었다. “나에게 연필은 도구였지만, 그 아이에 연필은 열쇠였다.” 한번도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학교에서 연필을 잡고 글을 쓰는 것을 보고, 자신도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One & Only
구순을 앞둔 화가 김창열은 요즘도 그만의 유일무이한 오브제인 물방울 하나를 그리기 위해 사방이 막힌 작업실에 스스로를 가둔다고 한다. 비록 몸은 공간에 묶여있지만 캔버스에 그리는 물방울에서 삼라만상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화가의 말에 무심코 보이던 우리집 수도꼭지에 매달린 물방울 하나의 무게가 가볍지 않게 느껴진다. 이처럼 사유의 시선을 담은 그의 물방울은 마치 영혼의 갈증을 달래는 생명수처럼 구슬구슬 화폭에 맺혀있다. 그것은 외부의 빛이 차단된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통해 재발견한 삶의 가치를 끝내 이미지란 시각적 언어로 완성시키는 사진가의 자세와도 비슷하다. 매년 겨울 뉴욕에선 미국을 대표하는 패션디자이너이자 우리에게도 친숙한 브랜드인 ‘폴로’의 창업주 랄프 로렌(Ralph Lauren)의 런웨이가 패션위크 Fashion
건강한 약국의 이미선 약사님
하월곡동 88번지, 속칭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는 동네에서 ‘건강한 약국’을 운영하는 이미선 약사님을 비앤알에서 만났다. 집창촌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약국을 하며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의 언니가 되어 상한 몸뿐 아니라 마음의 이야기까지 들어주시는 그녀의 비앤알 스토리를 들어보자. Q.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아리 텍사스촌이 어떤 곳인지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미아리라는 이름하고 텍사스라는 이름이 참 안어울리죠? 1960년대 말 집창촌이었던 종로 3가와 양동 지역에 폐쇄되면서 이쪽으로 옮겨왔어요. 1980년대 통행금지 폐지와 한국경제 발달로 인해 성매매를 하는 집창촌이 활발하게 운영되었어요. 청량리 588, 천호동 텍사스와 함께 서울의 3대 집창촌이었어요. 2004년 성매매금지특별법과 미아리 일대가 재개발이 되면서 많은 집들이 문을 닫고
놀면 뭐하니
최근에 즐겨보던 프로그램 중에 ‘놀면 모하니(유플레쉬)’가 있었다. 드럼을 한번도 쳐본 적이 없는 유재석에게 몇시간 동안 드럼을 배운 다음 8비트 짜리 짧은 드럼 연주를 하게 한다. 그 연주를 녹음한 다음 그 연주를 유명 연주자들에게 보내서 그들이 유재석의 어린아이 같은 비트에 추가해서 한 편의 곡을 완성해 내는 프로그램이다. 유재석이 완성한 그 미숙한(?) 드럼 연주 파일의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지니어스 드러머 Genius Drummer’ 이다. 전혀 지니어스 하지 않은 연주를 이적, 유희열, 이상순, 윤상, 적재, 정동환, 폴킴, 자이언티 등의 국내 내노라 하는 연주자와 작곡가, 가수들이 힘을 보태 한 편의 뛰어난 곡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담겨져
사기병
만 38세의 아기 엄마인 동화작가 윤지회 씨는 어느 날 동네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대형 병원 세 곳을 거치는 동안 1기, 2기, 3기.. 병기(病期) 가 올라가면서 마음 속에는 놀람과 두려움이 가득 찹니다. 차가운 병실에서 온 몸으로 고통을 견디며 들은 수술 결과는 처참합니다. ‘위암 4기입니다. 말기에요’ 4기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병을거짓말 같은 ‘사기병(詐欺病)’, 쉽게 깨지는 ‘사기병(沙器甁)’ 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고통스러운 수술을 견뎌냈지만 더 무시무시한 항암치료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온 몸이 아 내리고 머리가 빠지는 항암치료를 한 단계씩 지나가며 그녀는 일상의 사소한 것 하나조차 절대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잠기지 않았어요
어느 날, 누군가의 SNS에서 본 사진 한 장이 내 마음의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치료사: 다른 사람들이 당신 마음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나: 잠기지 않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직장, 많은 사람이 다니는 학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우리가 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 ‘외로움’이란 말 만큼 친숙한 단어는 없는듯 하다. 누군가 나의 곁에 있었으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나의 아픔을 알아주었으면 하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 나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손잡이가 이와 같지는 않았는지… 마음 속의 상처와 분노, 외로움 속에 눈물 흘리면서도 다른 사람을 들어오게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대체 사진 속 이 멋진 풍경은 어디인가요?” 오랜만에 만난 지인은 정작 자신이 몇 해 전 나와 함께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 나의 여정을 안내한 사람이 그였기에 ‘멋진 풍경’의 장소가 그가 살던 키르키즈스탄이라고 말해주었을 때, 우린 마주보며 한바탕 웃었다. 해 질 무렵,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한 목동의 단조로운 일상이 이젠 먼 곳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의 가슴에 근사한 추억으로 되살아났다.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은 미국의 한 공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텔레비전이 흔치않았던 그의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그가 자란 몬타나 주의 시골에 방송이라고는 유일했던 동네 라디오 방송국의 프로그램이 들려주는 음악으로 계절의 변화를
세상을 밝히는 사랑챔버, 손인경 교수
Q. 선생님,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바이올리니스트 손인경이고, 온누리교회 사랑챔버 지휘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사랑챔버는 발달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이고, 99년에 설립해서 올해로 20년을 맞이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온누리 장애우 음악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고, 이후에 온누리 사랑챔버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어요. Q. 어렸을 때 해외에서 사셨다고 들었는데 한국말을 잘하시네요. 태어난 것은 한국이지만 3살 때 가족이 모두 홍콩으로 옮겨가게 되었어요. 영국계 학교를 다니다 보니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죠. 대신 집에서는 가족들이 한국어를 기본적으로 사용했어요. 홍콩이다 보니 광동어도 잘 할 수 있어요. 바이올린을 사랑하던 소녀, 예일 박사학위 취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