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인도를 여행하던 중 아그라 지역에 있는 타지 마할이란 유적지에 갔을 때 들은 얘기다. 우리보다 몇 년 앞서 이곳을 방문했던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타지 마할을 보고 세상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는데, 타지 마할을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예찬하는 소감을 남겼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나니 나에겐 타지 마할과 함께 전해 내려오는 전설들 보다 빌 클린턴의 소감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처럼 세상을 두 부류로 굵직하게 정의 할 만한 삶의 기준이나 계기가 나에게도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된 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때 난 타지 마할의 위용보단 실제로 본 적도 없는 한 지도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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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통해 느낀 더 큰 기쁨, 조혈모세포 기증
혈연이 아닌 관계에서 조혈모세포 일치율은 1% 미만이다. 그래서 조혈모세포를 기증받는 일은 기적에 가깝다. 이런 기적같은 일에 동참하여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게 된 빌드의 웹디자이너 이꽃님 씨(이하 꽃님)와 마케팅 부서의 최성은 씨(이하 성은)를 만나 그녀들의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결심하다 Q. 조혈모세포 기증이라는 말이 좀 생소한데요. 조혈모세포가 뭔가요? 꽃님: 조혈모세포는 혈액을 만들어내는 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혈액을 구성하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으로 분화되어 있는 세포를 말해요. 우리가 기존에 알던 골수기증에서 좀 더 개선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기증이에요. 과거에는 골수에만 조혈모세포가 체취되었다고 알려졌었는데 의학의 발전으로 골수 외에도 말초혈이나 제대혈에서도 체취가 가능해요. Q. 그럼 이 조혈모세포를
조선인의 어머니가 된 선교사,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
2017년 4월 26일 개봉한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는 조선을 섬기다 순교한 서서평선교사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합쳐진 영화다. 서서평은 누구인가? 서서평은 본래 독일인으로 본명은 엘리자베스 요한나 쉐핑(Elisabeth J. Shepping). 아빠 없이 엄마와 살다가 그녀의 엄마가 미국으로 홀로 떠나버리게 되자 쉐핑은 외할머니 손에 자라게 된다. 12살이 되던 해에 그리운 엄마를 찾아 미국으로 떠나 엄마와 상봉하게 된다. 쉐핑은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기에 가난한자들의 마음을 잘 알았다. 그런 환경은 그녀가 간호사가 되어 가난한 이들을 돕는 삶을 사는 데 바탕이 되었다. 예수를 알게 된 쉐핑, 서서평으로 삶이 바뀌다 대학생 시절 친구가 전한 예수의
모자란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
Different, Not Less 천재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자폐증을 갖고 태어난 아이 템플 그랜딘은 4살 때 자폐아 진단을 받습니다. 의사는 그녀가 평생 말을 할 수 없을 것이고 보호시설에서 살아야 한다고 진단합니다. 하지만 템플의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그녀에게 말하기를 가르치고 일반 학교에 진학시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있다 템플의 엄마는 템플을 이모가 사는 가축 농장으로 보냅니다. 템플은 여름 동안 가축들이 사는 농장의 일을 도우면서 동물에 흥미를 갖게 됩니다. 농장에서 이모와 함께 지내며 사람과 그리고 동물과 교감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모자란 게 아니고 다른 것이다 정학처분을 받고 옮긴 고등학교에서 자폐아라는 장애를
바로 그 점
할머니의 파우더룸. 당신의 하루는 늘 이곳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불청객들이 좁다란 그녀의 시공간을 메우고 있다. 일종의 의식처럼 매일 벌어지는 당신의 소소한 일상일 뿐인데, 손주는 호기심이 가득 찬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것도 모자라 낯설고 이상한 이 의식에 저도 동참하듯 할머니의 행동을 따라 해본다. 훤히 드러난 갈비뼈처럼 자유롭고, 구불구불 주름 간 속옷처럼 불완전한 이 천진한 불청객의 호기심은 이날 할머니의 아침을 흐뭇하게 장식한 특종이 되어 아빠사진가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헌책방에서 요즘에는 보기 드문 시집을 하나 발견했다. 사진 속에서 이 아침을 다시 맞이할 때마다 생경하지만 의미 깊은 이 시
함께 아파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이건수 교수
경찰로 재직하는 동안 5,600여명의 헤어진 가족을 찾아준 백석대학교 이건수 교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실종 아동을 찾은 사람으로 미국 월드 레코드 아카데미에 공식 등재 되었다. 경찰로 일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입양아들에게, 가족을 찾아주며 평생의 은인이 된 그의 삶의 이야기를 B&R 매거진에서 준비했다. Q 안녕하세요 이건수 경위님. 아. 이제 경위님이 아니시네요. 3월부터 백석대 교수로 가게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려요. 네, 감사합니다. 올해 3월부터 16년간의 경찰 생활을 내려놓고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전임교수로 학생들을 양성하게 되었습니다. Q 원래 경찰을 그만두고 교수가 되려는 계획이 있으셨나요? 그렇진 않았어요. 유독 실종가족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한 명이라도 더 찾아주려고 공부하고
사랑을 전하는 빵집, 대전 성심당 탐방기
성심당을 처음 알게 된 건 작년 추석, 고향이 대전인 한 직원이 사온 튀김 소보로빵 때문이었다. 소보로와 단팥이 어우러져 달콤하면서도 한입 깨물면 나는 바삭한 소리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 모두 참 즐거웠었다. 올해 1월 빌드에서 ‘우리가 사랑한 빵, 성심당’이 새해 첫 필독서로 선정되었다. 단순한 빵집이 아닌 모두가 행복한 경제를 꿈꾼다는 카피 문구를 보고 소보로 빵을 먹었던 행복한 기억과 함께 성심당이 어떤 기업인지 궁금해졌다. 300페이지 분량의 책 두께에 놀란 것도 잠시, 반나절 만에 그 책을 독파해버렸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 성심당은 6.25 전쟁 당시 대전에서 밀가루 두 포대로 시작했다고 한다. 동네 빵집을 넘어
6년 전 오늘
예로부터 인류는 철에 따라 생존하는 방법을 달리해왔다. 농경사회에선 철마다 변하는 기후와 자연 조건에 따라 일의 성격과 삶의 방식도 달랐을 것이고, 문명사회에서는 입학과 졸업, 취직과 승진, 심지어는 결혼과 출생까지도 철에 맞춰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결국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가 줄곧 희망해온 공통분모는 철따라 심고 거두는 삶이 아닐까. 하지만 누구나 철에 맞게 순리대로 살 수 없음 역시도 세상이 마주한 현실이다. 철 지난 옷가지나 구닥다리 살림마저 사치로 여겨지는 궁핍한 이들의 세상에선 오직 가난만이 대물림되고 있다. 6년 전 오늘의 사진 속에서 그 중 한 사람을 다시 만난다. 그 날, 결국 차량 안으로 몸을 피해야만 했다. 동행한 현지인
멜론의 비밀
달콤한 냄새와 더불어 한잎 베어물면 입안 가득 수분이 맴도는 초록색의 보석 멜론. 그런데 그 멜론을 덮고 있는 오돌도돌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문양은 왜, 그리고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열매가 처음 달리기 시작할 때의 아기멜론 껍질은 사과처럼 맨들맨들하다. 하지만 점차 무르익으며 자라기 시작하면 자신의 부피를 이기지 못하고 맨들맨들하던 껍질이 하나 둘씩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 갈라진 껍질의 틈새가 아물면서 메꾸어지고, 또 갈라지다가 아물면서 메꾸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멜론 특유의 아름다운 그물 무늬가 생기기 되는 것이다. 100여종의 멜론 중에 그물 무늬 멜론(Netted Melon)이 가장 당도가 높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도 각각의 향기가 있고 각각의 모양이 있다. 때로는 삶의 무게가
절뚝이 말 천구, 경주마로 날개 달다
2014년 5월 미국의 한 경주마 경매장에 한 눈에 보기에도 다른 말보다 왜소한 체격의 말 한마리가 있었다. 최고의 말을 찾아 온 경매인들에게 이 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2012년생으로 갓 두살이 된 이 밤색말은 왼쪽 뒷다리를 전다는 경주마로서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하지만 경매에 참여했던 서인석 조교사는 작은 체구에 다리까지 저는 이 말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 2만 5000달러(약 3000만원)에 그 말을 낙찰받았다. 경주마계에서는 성적이 저조한 말을 ‘똥말’이라고 부른다. 주위에선 서조교사가 3000만원으로 똥말을 낙찰받고, 1200만원의 수송비를 들여 데려온 것이 바보같은 일이라고 비꼬았다. 서인석 조교사는 이 말에게 “천구(天球)”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사람의 눈으로 볼때는 밤하늘의 별들이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