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도 잘 들어오지 않는 뉴욕, 차이나타운 건물 지하에 위치한 사무실. 릴리 클레어 화장품 본사에서 일하는게 꿈이지만 외모 때문에 온라인 부서에서 근무 중인 르네. 그녀는 매력적인 성격과 패션센스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외모 컴플렉스로 예뻐지는게 인생 최고의 목표라 말한다.
“어떤 기분인지 궁금해요. 누가 봐도 예쁜 기분. 온 세상이 나에게 마음을 여는 기분. 당신처럼 생겨야만 알 수 있는 거잖아요. 딱 한번만이라도..”
예쁘고 날씬한 여성을 보며 한없이 부러워만 하던 르네는 어느 날 굳은 결심을 하고 스피닝 프로그램을 등록했다. 페달을 밟는 순간 싸이클의 나사가 풀리는 사고가 나게 되고 바닥에 추락해 머리를 다치게 된 르네.
*스피닝: 실내 자전거를 타며 여러가지 동작을 하는 운동의 일종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거울을 보니 아름다운 여자가 서 있다. 사실 거울 속에 비친 르네는 그대로인데 르네는 갑자기 자신이 아름다워졌다고 믿게된 것이다.
그날 이후 아름다운 외모를 갖게 되었다고 착각한 르네는 꿈꾸던 릴리 클레어 본사에 지원하고 자신감을 어필해 단번에 합격해 리셉션에서 일하게 된다.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르네는 세탁소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이든에게 자신의 번호를 써서 내놓게 된다. 그런 르네의 모습에 완전히 매료된 이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이 많아요. 자신의 부정적인 면에 너무 집착해서 자신의 근사한 점들을 놓쳐버리거든요. 당신은 자신을 잘 알고 세상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아요.”
르네는 예뻐져서 자신의 삶이 나아졌다고 믿었지만 정작 자신이 꿈처럼 여겼던 예쁜 여자들의 삶이 자신과 다를 게 없다고 느끼게 된다.
모델처럼 예쁜 여자도 차일 때가 있고 완벽해 보이는 클레어 사장님 조차도 목소리가 컴플렉스라니!타인이 규정하는 아름다움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일 뿐.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남들을 부러워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던 것.
르네는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새롭게 런칭하는 회사 브랜드에 딱 맞는 마케팅 제안까지 내놓는다. 그로 인해 승진과 함께 고객들을 상대로 중요한 프레젠테이션까지 앞두게 되지만 샤워실에서 다시 머리를 다친 르네는 자신이 사실은 한번도 변한 적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르네는 그 기회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고객층에게 중요한 메세지를 던진다.
어린 소녀일 땐 세상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치죠. 배가 나오든, 춤을 추며 놀든, 엉덩이가 팬티를 먹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의심하게 돼요.
누군가 중요한 것들을 규정해주고 그 울타리에서 자라죠. 그리고 수도없이 자신을 의심하다가 결국은 자신감을 모두 잃어버려요. 갖고있던 자존감과 믿음까지도…
내가 그런 순간들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다들 세상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그 완벽하던 자신감이 조금씩 수그러들기 시작한 때도 있었다. 르네의 말처럼 누군가가 우리에게서 그 자신감을 앗아갈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자신감을 앗아갈 기회를 허락하고 있진 않은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의 자신감을 앗아가는 규정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영화를 다 보고나니 문득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부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Change everything without changing anything!
어떤 것도 바꾸지 않고 모든 것을 바꿔라!
나는 나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일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방법이 아닐까?
글 안영 기자
사진출처 I Feel Pretty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