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서스 질병(Rhesus Disease). 엄마의 혈액이 뱃속 태아의 혈액 세포를 공격해 태아를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뇌 손상을 가져오는 무서운 병으로 매년 수천명의 임신부가 이 질병으로 태아를 잃는다. 보통 Rh- 혈액형을 가진 산모가 Rh+ 혈액형을 가진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나타난다.
이 질병으로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던 아이들을 살린 것은 우연처럼 시작되었다. 호주의 제임스 해리슨 씨는 14살 때 페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고 이때 14리터라는 엄청난 양의 수혈을 받게 된다. 그는 수술 후 새 생명을 얻었고, 자신이 값없이 받은 귀중한 은혜를 나누는 삶을 살고자 헌혈을 하게 되는데 의료진은 그의 피에 놀라운 것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레서스 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항체! 그는 18세부터 81세까지(호주에서는 81세가 넘은 사람은 헌혈을 할 수 없다) 60년 동안 1173번의 헌혈을 통해 240만명의 아기를 살렸다. 그리고 그의 피를 이용해 레서스 질병 치료제인 ‘안티 A’ 백신을 만들 수 있었다. 1960년대에 호주는 이 질병으로 수천명의 생명을 잃었는데, 이 항체를 가진 헌혈자를 처음으로 발견한 국가였고 이것은 당시 대단한 발견이었다. 그의 헌신으로 값진 생명을 240만명이나 살린 진정한 영웅이지만 그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제게 영웅이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고, 혈액 기증을 할 수 있었던 건 제 유일한 재능이었어요.”
다른 사람을 살리는 데는 대단한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가진 작은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바쳤던 성경에 나오는 작은 소년의 헌신이면 된다. 자신의 도시락을 가져온 작은 소년의 나눔이 5천명을 먹이는 예수님의 기적을 만드는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고, 내가 받은 축복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말이다. 그것이 진정한 블레싱Blessing을 기억하는 것이 레스팅Resting을 실천하는 삶이다.
글 김미현 기자
사진출처: The Sydney Morning Herald,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