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이 없다 보니 요즘 인기가 있는 자전거 타기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아주 어렸을 때 두 세번 타본 게 전부인 자전거. 과연 내가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처음에는 낯설고 무섭던 매일 연습하다 보니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자전거는 아무 외부 동력이 없이 온전히 다리 힘만으로 움직이며 운동도 되지만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차로 다니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풍경도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다 내 앞으로 옆으로 다가와 인사를 하는듯 했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다 보니 자전거라는 게 사실 배우기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자전거를 탄다 못 탄다 규정짓는 것도 바보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는 핸들을 조정할 수 있는 두 팔과 페달을 밟을 두 다리만 있다면 누구나 탈 수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말이다. 자전거를 배우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운동 신경이라기보다 바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얼마 전 TV의 모 프로그램에서 당근 마켓에 올라온 사연이 하나 있었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한 아주머니가 자전거를 배우고 싶다며 가르쳐줄 사람을 찾는 내용이었다. 막상 자전거를 배우러 가보니 자전거 선생님은 바로 유재석이었다. 유재석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아주머니가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했다. 자전거 뒤를 붙잡고 뛰는 유재석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아주머니는 자전거에 익숙해지고 제법 핸들로 중심을 잡아가고 있었다. 이제 유재석이 손을 놓아도 아주머니는 자전거를 넘어지지 않고 탈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계속 “손 놓으시면 안되요. 잡아 주세요.”를 외쳤다.
사실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누군가 잡아주지 않아야 하는 것이고 실제 자전거를 탈 수 있음에도 두려움에 ‘잡아주세요’를 외치고 있는 아줌마가 안타까웠다. 나는 속으로 ‘이제 탈 수 있는데…’ 생각하며 어쩌면 그게 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은 혼자 설 수 있는데’, ‘나는 사실은 이 일을 할 수 있는데’ 계속 잡아달라고 외치고 있는 아줌마의 모습이 나의 모습처럼 보였다. 홀로 서는 데, 처음 하는 일을 시작해보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 두렵지만 그 일을 시작하는 용기,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믿음, 그리고 도전이 아닐까? 자전거를 넘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와 넘어진 기억을 넘어서 다시 도전하는 자세만 있다면 무엇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를 넘어지지 않고 타는 방법은 계속 페달을 밟는 것이다. 혹여 넘어질지라도 계속 페달을 밟아 앞으로 전진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보며, 오늘 보다 내일 더 용기를 내보련다.
글. 김미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