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제 심장을 주십시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과 아내가 있고 미국에서 잘나가는 회사에 다니는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어느 날 뉴욕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쓰러지고 심장이식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는다. 병명은 심실빈맥으로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어 죽을 수 있는 병. 심장병 환자의 절반은 심장을 기다리다 죽고,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절반이 1년 내 감염으로 죽는다. 살아나도 10년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했다.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병상에 누워 자신에게 맞는 심장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살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에게 맞는 심장이 찾아왔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것도 잠시, 그는 같은 병동에 심장 이식을 받지 못해 죽어가는 옆방 환자의 이야기를 주치의로부터 듣게 된다.
“그녀에게 필요한 심장이 당신이 이식받게 될 심장이 똑같습니다. 같은 O형에, 같은 압력, 같은 사이즈에요”
자신이 심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있는 시간은 최소 일주일, 최대 한 달, 옆방 환자는 이틀 뿐이었다.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가족과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자신을 사로잡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강한 소리가 자신에게 들려왔다.
“죽어가는 여인에게 네 심장이 필요하다!”
그는 진정한 사랑은 자신이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웃이 필요한 것을 주는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결심한다.
“그녀에게 제 심장을 주십시오”
나를 고쳐 주십시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하형록 회장은 미국 동부의 메이저 건축설계회사인 팀하스 TimHaahs의 설립자이자, 미국 연방정부의 건축 관련 최고의결 자문기관인 미국 국립건축과학원 종신직 이사이다. 명문 펜실베니아 대학 졸업 후 유명 건축회사의 중역이 되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갑자기 찾아온 심장병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에 그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한다. 그 동안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했던 명성과 돈, 노력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했다. 결국 그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하나님께 절박하게 간구한다.
“내 심장을, 아니 나를 고쳐주십시오”
이웃을 위해 사는 삶, “페이버”의 시작
그는 병상에 누워 심장을 기다리며 하나님이 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가 성경에서 발견한 메세지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식 수술이 성공한다면 이웃의 아픔을 나누고 그 어려움에 동참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나서 얼마 되지 않아 옆방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웃을 사랑하겠다는 결심을 지키고자 이식 받을 심장을 양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심장을 양보하고 나서 맞는 호흡곤란으로 혼수상태까지 가는 위기에 처했지만 의료진의 정성 어린 간호와 주변의 기도 속에 극적으로 다른 심장을 이식 받고 새 삶을 살게 된다.
책에서 소개하는 ‘페이버Favor’ 는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 즉 자신의 것을 나누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선물’이다. 자신이 쓰다 남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단 하나의 것을 양보하는 마음, 바로 그 마음이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인 페이버를 받는 비결이다.
심장을 양보하는 자기 희생을 보여준 하 회장은 이 후에 자신의 삶을 뒤바꿔 놓은 ‘페이버’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막대한 치료비와 약값을 감당하기 버거워하던 그에게 이웃집 부부는 아무런 조건없이 2만달러를 내놓는다. 회사를 연지 얼마 안되어 자그마한 실적도 없었던 하형록 회장에게 미국의 유명 신용카드 회사의 건설 프로젝트가 주어진다. 병원을 옮겨간 주치의를 통해서도 병원 주차장 건설 일이 들어오는 등 그가 이해할 수 없는 많은 페이버가 그의 삶에 기적처럼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리가 뭔가 선한 결정을 하기 전까지는 ‘페이버’의 축복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페이버’의 축복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면 우리는 결정할 수 있다. 특히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향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신의 삶이 우리의 비즈니스
하형록 회장이 설립한 팀하스는 자신의 집 차고에서 컴퓨터 한 대로 시작한 작은 회사였지만 특유의 탁월함과 성실함으로 미국 동부 최고의 건축설계회사로 성장했다. 그 밑바탕에는 ‘우리는 이웃을 위해 존재한다’는 페이버의 정신이 밑받침되었다. 하 회장이 말하는 이웃은 ‘고객’, ‘직원’, ‘협력사’ 더 나아가 ‘경쟁사’까지도 포함한다. 자신의 심장을 양보했던 결단은 한 회사의 결단으로 이어져 미국 사회, 그리고 우리에게도 잔잔하지만 진정한 크리스천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비즈니스를 할 때 나는 가능하면 손해 보는 길, 희생이 따르는 길을 선택한다. 그 순간은 분명히 손해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중에 반드시 더 좋은 것으로 돌려주신다.”
참희생은 승리의 지름길
하형록 회장은 “참희생이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거듭 말한다. “희생”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이제는 어색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시대에 그것이 승리의 비결이라니… 세상은 성공을 찾으나 우리는 승리를 구한다. 세상의 성공을 넘어선 삶의 승리, 나 뿐만 아니라 이웃까지 승리케 하는 그것이 바로 ‘페이버’ 가 아닐까?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는 시작을 넘어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에게로 향하는 삶이 진정한 기쁨과 풍성함을 누리는 블레싱 앤 레스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성공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글 임효선 기자
사진출처: 크리스천 투데이,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