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성공한 가장, 료타.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고,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유능한 사람이다. 그러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6년간 기른 아들,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병원에서 다른 사람의 아이와 뒤바뀌었다는 사실에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 같은 그의 인생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6년 만에 만난 친아들 류세는 시골의 가난한 전기상회 집 사장 유다이의 아들로 살아왔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란 류세를 보며 료타는 왠지 모를 묘한 감정을 느낀다. 자신보다 가난하고 우유부단한 유다이를 보며 응당 아버지라면 자녀에게 경제적 안정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우월감에 젖어버려 이런 이야기를 하고 만다.
“그럼 둘 다 저희에게 주시면 안돼요?”
유다이 부부는 료타의 무례한 말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고, 결국 자연스럽게 각자의 친자식을데려가기로 한다. 료타는 케이타를 유다이의 집으로 보내며 덤덤하게 말한다. 이건 너를 강하게 만들고, 어른이 되게 하는 ‘미션’ 같은 거라고…
“저 쪽 집에 가면 아줌마 아저씨한테 엄마 아빠라고 불러. 외로워도 울거나 전화하면 안돼”
료타는 자신의 친자식인 류세를 데려와 키우지만, 류세는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지도 않고 사사건건 반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급기야는 혼자 전차를 타고 원래 자신이 살던 집으로 도망가 버린다.
그리고 료타는 어느 날 우연히 카메라를 들여다보다 케이타가 그동안 말 없이 자신을 찍어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항상 퇴근 후 누워있는 모습, 케이타보다 다른 무언가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말이다. 료타는 케이타의 사진과 떠난 료세를 생각하며 진짜 아버지가 되는 것은 함께 보낸 시간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유다이가 료타에게 했던 따끔한 말 한마디처럼 말이다.
“(아버지가 되는 것은) 시간만 중요한 건 아니죠”
“무슨 소리에요? 애들 한테는 시간이에요”
“(직장에서) 내가 아니면 안되는 일이 있어서요”
“아버지란 일도 다른 사람은 못하는 거죠”
료타는 바로 달려가 상처받은 케이타를 향해 진심으로 사과하며 말한다. 그동안 표현하지 못해 미안했다고, 이제는 너의 “진짜” 아버지가 되어 주겠다고…
“ 아빠는 케이타가 보고싶어서 약속을 깨고 이렇게 왔어. 이젠 미션 같은 건 끝났어”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한다. 내 것을 내어주고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가족의 참 의미라고.. 내가 아닌 그 누군가가 할 수 없는 고유한 역할이라고 말이다.
내 꿈과 성공 이전에 내 옆에 있는 가장 가까운 그 사람에게 사랑이 되어주는 그 시간, 다른 사람을 품어줄 수 있는 축복을 누리는 삶이 되길 소망한다.
글 임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