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 워커는 흑인 여류 소설가이다. 우리에게는 ‘컬러퍼플’(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우피골드버그 주연)이란 영화의 원작을 쓴 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앨리스는 미국 남부 조지아의 목화농장에서 흑인 소작농의 여덟번째 아이로 태어났다. 8살 때 오빠가 쏜 공기총에 맞아 한쪽 눈을 다쳤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시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눈도 변형되어 버렸다. 눈 때문에 그녀는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심한 놀림거리가 되었다. 독서와 시 창작만이 유일한 위안이었고, 평생 이 상처를 수치로 안고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딸 레베카가 갑자기 엄마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말했다.
“엄마의 눈은…”
워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 눈이 딸에게도 이상하게 보이는구나 싶어 깊이 상심했다. 하지만 딸 레베카는 엄마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엄마의 눈에는 지구가 있어요. 세상이 있어요.
어떻게 그 눈을 얻었어요?”
워커는 그때 비로소 자신의 수치였던 눈이 ‘지구’가 되고 자신의 상처였던 눈이 ‘별’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맑은 영혼은 상처에 가리워지지 않고, 온전히 전달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그녀의 사진을 보았다. 과연 어느 쪽 눈이 다친 눈일까. 그녀의 두 눈 모두 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상처 입은 눈이 레베카의 말처럼 정말 지구로 보였다.
사랑은 우리가 가진 수치도 별이 되게 한다. 우주가 되게 한다. 사람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사람이 아름답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글: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