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엇은 미국 흑인역사에서 ‘모세라고 불리운 여자’인 해리엇 터브만(Harriot Tubman)의 실화를 담은 이야기이다. 해리엇 터브만 역할을 맡은 신시아 에리보는 최근 거행된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미국의 20달러 지폐의 인물로 해리엇이 결정되어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다.
19세기 미국은 남부와 북부로 갈라져 있었고 남부에선 흑인 노예의 노동력을 착취해 목화농장이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배로 끌려와 가난과 폭력, 배고픔에 시달리며 살던 시대였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뿐이야.”
해리엇 터브만은 노예로 태어나 사춘기 시절 도망치는 동료를 돕다가 둔기로 머리를 맞아 큰 상처를 입었고 이로 인해 이마에 움푹 패인 상처가 생기고 평생 수면 발작에 시달렸다고 한다. 비참한 삶을 살다가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한다.
“경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아직도 전과 똑같은 나인가 확인하기 위해 내 손을 쳐다보았다. 그 모든 것이 그렇게 찬란해 보일수가 없었다.”
1849년 미국남부 메릴랜드의 흑인노예 해리엇 터브먼은 고향을 탈출 해 흑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북부 펜실베니아에 도착했을 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해리엇은 탈출하고 나서 자유를 얻은 기념으로 새로운 이름을 지어야 할 때 두려움 없이 이야기한다.
“우리 엄마를 ‘리트’라고 불렀지만 사실 엄마 이름은 해리엇이었어요. 엄마의 이름을 따서 해리엇이라고 할 거에요” (해리엇의 엄마는 자유를 찾아 탈출했었다.)
이 당시 미국에서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돕기 위하여 결성된 비밀 조직이 있었는데 바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였다. 이 조직을 통해 남부에서 탈출한 흑인 노예는 대략 10만 명이나 되었는데 이들의 이동 경로를 ‘노선’이라 불렀고, 안전한 집은 ‘정거장’, 길잡이는 ‘차장’, 도주 노예들은 ‘짐’ 또는 ‘화물’이라고 불렀다.
해리엇은 탈출이 성공하고 나서 남편의 탈출을 도우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남편은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고 해리엇은 언더그라운데 레일로드에서 다른 노예들을 탈출시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
“하나님은 사람을 소유하라고 하지 않았어.”
그녀는 10년 동안 19차례나 차장으로 활동하며 300명이 넘는 흑인들을 북부로 탈출시킨 흑인들의 모세였고 쉰들러였다. 자신은 자유를 찾았지만 자신이 찾은 자유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 죽음의 땅을 수도 없이 넘나들며 수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2월은 미국에서 “Black Historic Month(역사적인 흑인의 달)”이다. 세상의 억압과 폭력 속에서 굴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많은 사람에게 자유를 준 해리엇의 용기와 강함에서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해리엇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라는 선물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글.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