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불합치’ 판결로 나라가 떠들썩했다. 판결이 나기 전 거리마다 낙태죄 찬반에 대한 각종 시위들이 벌어지고, SNS 상에도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주어진 생명은 지켜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임신 (예를 들어, 강간 피해로 인해 생긴) 일 경우 그 여자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은 섣불리 답하기가 어려웠다. 만약 그로 인해 한 여성이 미혼모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면.. ?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세상의 편견과 업신여김을 당하며 살아야 할 ‘그 누군가’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런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할 때, 우연히 한 어린 소녀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16살의 나이에 한 남성을 전도하고자 했던 소녀는 순간의 실수로 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신앙이 깊지는 않았지만 순수했던 그 소녀는 생명은 신이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아이를 지키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그녀에게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이 찾아와서 돈을 주며 아이를 지우기를 조언한다. “너는 자유야, 네가 원하는 건 뭐든 될 수 있어. 잘 될 거야!” 당연히 선택해야 할 것 같은 그 제안을 거부한 그 소녀는 아이를 낳고 이름을 ‘스티븐’이라고 짓는다.
의지할 곳이 없었기에 2년동안 공장을 전전하며 아이를 키우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아이를 입양 보내게 된다. 입양을 앞두고 아무것도 아이에게 해줄 수 없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녀는 신에게 간절한 기도를 올리며 편지를 써서 맡겨 두었다.
“주님 요청합니다. 이 아이가 주님을 찾고, 그의 사는 날 동안 주님의 집에 거하게 하소서, 거기서 보자 아들아”
시간이 흘러 이 아이는 좋은 가정에 입양이 되었고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찬양인도자가 된다. 30년 만에 친어머니를 찾기 위해 입양기관에 연락했을 때 그는 자신만이 열어볼 수 있는 어머니의 편지를 보게 된다. 거기엔 수 많은 성경구절과 아이를 향한 기도제목이 빼곡이 적혀있었다.어머니는 분명이 이 아이가 세상에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귀한 존재라고 믿었던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어린 소녀에 불과한 어머니의 기도가 30년이 지난 후 다 이루어졌다는 사실이었다.
기관에서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받고 그녀에게 전화해서 자신의 이름을 ‘제이슨 업튼’이라고 밝히자 어머니는 눈물을 쏟아냈다. 그의 어머니는 자신이 7년 동안 마음이 괴로울 때마다 ‘제이슨 업튼’의 찬양곡을 들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었는데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이 전화해서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한 것이었다.
자신의 삶의 불행을 누가 불행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가. 제이슨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행복과 불행,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은 우리에게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게 맞고, 저게 틀리다라고 쉽게 말하는 요즘 시대를 향해 모든 인생의 일들에는 이유가 있고, 그분은 우리 삶의 일어나 불행한 일들 속에서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가신다는 것이다.
내 욕심과 생각, 판단을 잠시 그치고 그 분의 인도하심을 먼저 구할 때 누려지는 휴식(Resting)에서 자유함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참된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한다.
Father, Son, Spirit – <A Table Full of Strangers>앨범
글. 임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