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제일 갖고 싶은가요?”
브라운 대학을 졸업하고 잘나가는 펀드사에서 일하던 한 미국 청년은 배낭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인도를 여행하던 중 구걸하던 한 아이를 만나 이렇게 묻는다.(여행을 하는 동안 각 나라마다 한 아이씩 붙잡고 한 질문이었다.)
아이는 잠간 고민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연필이오.”
연필이라니… 다 가질 수 있는데, 겨우 연필 한자루라니…. 그렇게 모든 것은 연필 한 자루에서 시작되었다.
“나에게 연필은 도구였지만, 그 아이에 연필은 열쇠였다.”
한번도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학교에서 연필을 잡고 글을 쓰는 것을 보고, 자신도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연필을 갖고 싶다는 말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때 그는 생각했다. 배움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 줘야 한다고…
결국 애덤 브라운은 펀드사를 나와 24살 때 단돈 25달러를 가지고 비영리단체인 약속의 연필(Pencils of Promise)을 설립했다. 현재 그는 교육이 필요한 가난한 나라에 학교를 세우고 교사를 훈련하고 장학금을 주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UN으로부터 2014년 올해의 교육기관상을 받았다.
이 젊은 청년의 짧은 시간에 이룬 업적보다 더 놀랍고 궁금했던 것은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였다. 정말 연필이라고 대답한 어린아이 때문이었을까. 그에게 있던 어떤 근원적인 갈급함이나 목적은 없었을까.
“나는 오래전부터 엄청난 죄책감으로 괴로워했었다. 당첨이 확실한 복권을 들고 인생이라는 추첨장에 태어났다는 죄책감이었다. 나는 사람이 넘치는 가족이 있었고, 훌륭한 교육을 받았으며, 건강했다. 하지만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행운을 누렸을까? 나는 이런 축복 속에서 태어났는데, 다른 사람들은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긴 나라, 전기나 수도시설조차 없는 마을에서 태어난 이유가 뭘까?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나보다 운이 나빴던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듯한 심정이었다. 내가 보기에 나는 그런 행운을 누리기 위해서 노력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연필 하나로 가슴 뛰는 세계를 만나다 중에서)
우리가 가진 것들이 나의 노력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 중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그를 이런 인생으로 인도한 것이 아닐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남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될 때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지고 나는 더 의미있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오늘 당신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지겠는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이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지 말해준다.
글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