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트리언(Solutrean)’이란 말은 북유럽 구석기 시대의 문화를 지칭하는 말로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2만여년 전, 유럽대륙에 살던 부족의 한 어린 소년의 위대한 여정을 다룬다.
추장의 아들 케다는 손이 베일 정도로 날카로운 돌칼도 잘 만드는 똑똑한 청년이지만, 아직 수렵시대에 살아남을 만큼 강함이 부족하다. 어느 날 부족원들이 먹을 음식을 구하기 위해 다같이 사냥을 나가 멧돼지를 잡았지만, 맷돼지를 죽이라는 아버지의 명령에도 그만 칼을 내려놓고 만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 겨울에 먹을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부족원들과 함께 버팔로 사냥을 나가게 된다. 사냥을 하던 중에 케다는 돌진하는 버팔로를 보고 겁에 질려 도망가다 버팔로에 치여 절벽 중간에 떨어지고 만다. 추장인 아버지를 포함한 부족원들은 그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무덤을 만들어 놓고 떠나간다. 하지만 기절했을 뿐 케다는 살아있었다. 겨우 깨어나서 절벽을 내려와 아무리 부족원들을 불러봐도 아무도 찾을 수 없었다. 이때부터 케다는 겨울이 오기 전에 집과 부모님을 찾아 떠나는 위대한 여정이 시작된다.
그 여정 중에 케다는 상처받고 무리에서 낙오된 늑대 한 마리와 만나 친구가 되고 그를 의지하며, 때로는 그의 도움을 받으며, 눈밭에 쓰러진 그를 안아서 죽을 힘을 다해 집에 돌아온다. 그 여정 중에 케다는 대가를 치르는 생명이 무엇인지 몸소 배우며 그렇게 어른이 된다.
초반에 나오는 버팔로 사냥 장면에 압도되고, 구석기 시대를 재현한 광활한 자연에 감탄하다가, 늑대와의 우정에 눈물 흘리며 정신없이 영화에 몰입했다. 영화가 끝나고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던 한마디.
바로 잡아놓은 멧돼지도 죽이지 못해 망설이는 케다에게 한 아버지의 말.
“Life is for the strong. It is earned, not given.”
생명은 강자를 위한 것이다. 그것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가를 치뤄 얻어내는 것이다.
강하다는 것은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명은 그냥 오지 않는다. 우리가 먹고 살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생명을 취해서 생명을 지켜내니 역설이지만 그만큼 생명은 귀중하다는 것, 대가없이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가와 희생으로 지켜낸 생명. 그 중심에 나를 위해 2천년 전에 십자가에 달린 청년 예수를 떠올린다.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 없다. 내가 오늘 숨쉬는 것은 그분의 희생과 피로 지켜낸 것임을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헛되지 않게 살자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