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새 알바트로스는 생존하는 동물 중에 날개가 가장 긴 동물이자, 날 수 있는 조류 중에서 제일 큰 새로 꼽힌다.
펼친 날개 길이가 3미터가 넘는 거대한 날개를 가지고 있는 알바트로스를 보면 장엄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알바트로스의 장엄함은 그 큰 날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알바트로스가 날개를 사용하는 방법에 있다.
보통 새들이 하늘을 날아오르기 위해 날개짓을 하는 반면, 알바트로스는 바람이 불 때 그 바람을 타고 활공하여 하늘을 날아오른다.
알바트로스는 날개짓을 하는 대신, 바람의 상승기류와 하강기류를 적절히 사용하여 하루에 천 킬로 미터를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거나 번식을 위해 주기적으로 세계일주를 한다.
그래서 하늘을 활공할 때의 알바트로스의 심박수는 평상시의 기초심박수와 다를 것이 없다. 이것만 봐도 알바트로스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알바트로스는 큰 날개를 활짝 펴고 활공하는 능력은 있지만 그 큰 날개로 날개짓하는 능력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람이 없이 평온한 날이면 알바트로스는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더 위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자 날개짓하며 몸부림 치고 있진 않는가. 그 몸부림에 스스로 지쳐 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살다보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능력이 우리 안에 없음을 인정하게 될 때가 있다. 내 힘이 아니라 바람의 힘을 타고 가야 멀리 갈 수 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천 킬로미터를 날 수 있는 능력이 날개가 아닌 바람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쉼을 누리며 바람을 타고 하늘을 활공하는 알바트로스에게 B&R을(인생의 한수를) 배운다.
사진출처 http://www.albatross.org.nz
글 황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