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냄새와 더불어 한잎 베어물면 입안 가득 수분이 맴도는 초록색의 보석 멜론. 그런데 그 멜론을 덮고 있는 오돌도돌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문양은 왜, 그리고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열매가 처음 달리기 시작할 때의 아기멜론 껍질은 사과처럼 맨들맨들하다.
하지만 점차 무르익으며 자라기 시작하면 자신의 부피를 이기지 못하고 맨들맨들하던 껍질이 하나 둘씩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 갈라진 껍질의 틈새가 아물면서 메꾸어지고, 또 갈라지다가 아물면서 메꾸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멜론 특유의 아름다운 그물 무늬가 생기기 되는 것이다.
100여종의 멜론 중에 그물 무늬 멜론(Netted Melon)이 가장 당도가 높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도 각각의 향기가 있고 각각의 모양이 있다.
때로는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눌러 숨쉬는 것도 힘든 순간이 있다. 하지만 사람을 아름답게 해주는 것은 바로 우리가 감내한 그 고통의 시간 덕분이 아닐까. 감당할 수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인생의 무게를 감당하다보면 세상이 준 상처가 아물고 거기서 새 살이 돋고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더 강하고 단단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더 달콤해져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상처의 시간을 뒤로하고 달콤한 성숙의 향기를 풍기는 미래의 나를 상상해보자. 지금의 힘듦이 아름다운 향기가 될 거라고 믿고 조금 더 견뎌보자. 나에게만 있는 특별한 문양이 진정한 나를 만들어주는 신의 계획이라고 믿고 말이다.
황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