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욥’이라는 사람이 있다. 당대의 의인이라고 칭송받던 그를 시기한 사탄은 하나님께 욥이 부유하고 건강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따르는 것이라고 비꼬며 그의 모든 것을 빼앗아도 하나님을 사랑하는지 시험해볼 것을 제안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험으로 욥은 모든 소유물과 자녀, 자신의 건강까지 잃고 아내에게 마저 멸시를 당하게 된다. 모든 것을 잃으면 하나님을 원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욥은 고난 앞에서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도리어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욥 1:21)
영화 ‘교회 오빠’는 마치 욥과 같이 인생의 거대한 고난 앞에 섰던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을 담은 이야기이다. 집 – 회사 – 교회 밖에 모르며 성실한 가장으로 지내온 이관희씨는 딸을 낳은 지 100일도 채 안되어 대장암 4기 진단을 받는다.
이어 벌어진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과 아내의 혈액암 4기 진단.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신뢰를 거두지 않는다. 대신 병을 치료하기 위해, 그리고 아빠로서 딸의 곁에 오래 머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육체의 질병뿐 아니라 살면서 가졌던 내면의 상처와 미움도 하나님께 정직하게 고백하며 매일의 삶을 버티어 나간다.
“물론 수술과 항암치료를 통해서 내 몸 속에 있는 안 좋은 것들을 없애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은 다하고 있지만, 동시에 내 마음 속에 지금까지 자리잡고 있었던
안 좋은 문제들, 더러운 것들을 어떻게 하면 내가 없애고 줄여갈 수 있을까… “
아내의 완치 판정 이후 딸 소연이의 돌잔치를 맞으며 부부는 일상의 행복을 찾아갔다. 그러나 수술한지 14개월 만에 이관희 집사의 암이 재발되며 또 다시 기한을 알 수 없는 고통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복막과 대장을 전부 잘라내는 13시간에 걸친 수술과 고통스러운 회복 기간 중에도 그는 육신이 아프기 때문에 믿음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까지 해서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하루라는 시간을 통해
제가 조금이라도 온전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 거에요.
서툴고 부족한 점이 많았던 삶이었기 때문에, 하루라는 시간이라도 더 주어진다면
조금이라도 더 온전하고 성숙한 하루를 살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
그게 삶이 이유인 것 같아요“
삶의 진정한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스크린 속 이관희씨는 그의 삶 전부를 통해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삶을 온전하게 살아내라고 말하는 듯하다. 인간의 관점에서 내가 가진 어려움들이 어떻게 해결되는 지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전지자의 관점에서 내가 이 고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영화 속에서 그는 이야기한다.
그의 말처럼 진정한 축복과 안식은 ‘온전함’을 누리는 것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자신의 연약함을 온전함으로 바꾼 이관희씨를 보며 성경의 욥과 같이 고난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더욱 성숙해지길 소망해 본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욥 42:5)”
(교회오빠 예고편) – 2019.5.16 개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