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즐겨보던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이선균, 아이유가 나온 ‘나의 아저씨’이다. 명대사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BnR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무릎을 치게 된 장면이 있다. 바로 동훈과 지안이 집에 가는 길에 나누는 대화장면이다.
극의 주인공인 박동훈 부장(이선균)의 직업은 구조기술사이다. – 구조 기술사는 건축사와는 다르다- 구조 기술사는 건물의 구조와 시공이 안전하게 이루어졌는지 평가하는 직업이다. 건물을 지을 때 외부의 충격인 외력을 견디려면 외력보다 건물의 힘과 구조인 내력이 더 세야 한다고 한다. 이 내력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일인 것이다.
“모든 건물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바람, 하중, 진동. 있을 수 있는 모든 외력을 계산하고 따져서 그거보다 세게 내력을 설계하는 거야. 인생도 어떻게 보면 내력과 외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인생의 내력이 뭔데요?”
“다들 평생을 뭘 가져보겠다고 고생 고생하면서 ‘나는 어떤 인간이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아둥바둥 사는데 뭘 갖는 건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원하는 걸 갖는다고 해도 나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못 견디고, 무너지고,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 나를 지탱하는 기둥인 줄 알았던 것들이 사실은 내 진정한 내력이 아닌 것 같고 그냥, 다 아닌 것 같다고…”
어떤 고난과 역경이 와도 내가 단단하게 서 있으면 무너지지 않는다. 어떤 외력에도 내력이 버텨낼 수 있다면 삶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력으로 자신의 지위, 권력, 돈, 명예, 집, 차 등 내가 가진 것을 꼽는다. 그걸 쌓기 위해 어제도 뛰었고, 오늘도 뛰고, 내일도 뛴다. 하지만 그게 진정한 내력일까…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았는지 물어보는 대사였다.
나의 내력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작은 고난과 역경에도 쉽게 흔들리는 것을 보면 누구나 생각하게 된다. 진정한 내력은 무엇일까…?
Bnr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건물의 내력과 같은 것이다.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어떤 고난에도 나를 버티게 해주는 것. 바로 그분을 만나는 것. 어떤 외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지은 집과 같이 나를 지탱하고 세워주는 그분을 만나는 것이 블레싱이고 그 안에서 진정한 내력을 찾아 자유를 누리는 것이 레스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나의 삶의 구조기술사이다. 나를 외부의 충격과 진동에서 지켜줄 진정한 내력은 무엇인가? 다시한 번 생각하게 된다.
글 김미현 기자